책쓰기의 기술

삶의 이야기, 글이 되다

책쓰기의 기술 2024. 11. 28.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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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친구가 물었다. "너는 책으로 엮을 만한 삶을 살고 있니?" 그 순간 멍해졌다. 내 삶을 돌아보니 이야깃거리는 많았지만, 막상 책으로 만들 만큼 특별하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면 책이 될 만한 삶이란 어떤 삶일까? 그것은 단순히 특별한 사건이나 큰 성공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고유한 경험을 하고 있으며, 그 안에는 저마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글이란 바로 그 살아가는 경험에서 나온다. 겉보기에 사소해 보이는 일상도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내가 겪은 삶의 변화를 통해 '살아지는 삶'과 '살아내는 삶'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살아지는 삶'에서 '살아내는 삶'으로

중학생 때 록 뮤지션이 되고 싶어 밴드를 결성하고 연습했지만, 결국 꿈을 포기했다. 이후로 큰 꿈을 꾸지 않았다. 대학 시절에도 비슷했다. 1993년, 음악을 계속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일반 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대학 공부보다는 인디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활동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밴드 활동은 내 열정이었지만, 점점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며 열정을 잃어갔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달려왔지만, 그 과정에서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점점 놓쳐가는 느낌이었다. 결국 내가 추구해야 할 것은 단순히 목표의 달성이 아니라, 내 삶에 대한 주체적인 태도였다.

그 시절 나는 글을 참 못 썼다. 아이디어는 많아 보였지만, 막상 글로 옮기면 다섯 줄도 넘기지 못했다. 문학을 전공하고 등단까지 했던 가까운 친구가 말했다. "머릿속에 많은 것처럼 보여도, 글로 쓸 만큼의 경험이 부족한 거야." 시험 공부로 쌓인 지식은 내 이야기가 될 수 없었다. 경험 없는 삶은 빈 종이와 같았다. 나의 일상은 그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흘러가는 시간에 불과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고 느끼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 작고 사소한 순간들을 느끼고 깨달아 가면서, 비로소 내 삶은 이야기가 되기 시작했다.

2006년, 인디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활동하던 것을 그만둔 뒤 내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직장과 방학 없는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며,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뒤늦게 경영을 공부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고, 그 과정에서 '스타트업 록스타처럼 성공하라'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이 글은 '살아내는 삶'의 산물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남들이 정해준 길을 걷지 않았다. 내가 직접 선택한 길에서 부딪힌 것들이 내 이야기가 되었다. 두려움과 불확실성도 있었지만, 그 모든 순간이 살아내는 삶의 일부였다.

전쟁 사진가가 전쟁터를 묘사하며 남긴 한 문장이 있다. "전쟁터에는 소리 없는 공포만이 존재했다. 총성과 폭발음 사이의 침묵이 가장 무서웠다." 이 표현은 전쟁을 직접 경험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뉴스를 통해 전쟁을 본 사람이라면 폭발, 군인, 잿더미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진짜 삶'을 경험하기 시작한 이후였다. 글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감정과 깨달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 순간을 오롯이 살아내고, 그 안에서 느낀 것들을 글로 풀어낼 때, 비로소 독자에게 진정성이 전해진다.

글이 나오기 시작한 이유는 더 이상 돈에 시간을 팔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성공한 사업가가 쓴 《나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기로 했다》에서도 가장 큰 교훈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용기"였다. 우리는 돈을 좇으며 시간을 잃는다. 내가 유학을 선택한 이유는 시간을 되찾고 내 삶을 새롭게 정의하기 위함이었다. 진정한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글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내가 가진 시간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내 삶의 주인이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더 이상 소비되는 존재가 아니라, 창조하는 존재가 되었다. 글은 그렇게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어느 작은 마을에 한 도예가가 있었다. 그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작은 도자기를 만들며 하루를 보냈다. 어느 날 지나가던 손님이 물었다. "더 많은 도자기를 만들어 공장처럼 팔고, 큰 공방을 차려 직원들을 고용해서 돈을 많이 벌고, 나중에 은퇴한 뒤 도자기를 천천히 만들면 되지 않나요?" 도예가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지금 내가 그러고 있잖아요." 이 짧은 이야기처럼, 우리는 행복을 미래로 미루며 현재를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글은 '살아지는 삶'에서 나오지 않는다. 책이 나올 만한 삶은 거창하지 않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 곧 글이 될 만한 삶이다. 당신은 책이 나올 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 오늘부터 '살아내는 삶'을 시작해보자. 당신의 이야기는 이미 충분히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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