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를 중심에 둔 글쓰기의 핵심
어느 날, 친구가 쓴 단편소설을 읽었다. 친구는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이야!"라며 자부심을 드러냈지만, 솔직히 읽으면서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내용은 복잡하고 난해했으며, 등장인물은 평면적이었다. 이야기는 어딘가 엉성하고 매끄럽지 않았다. "어때? 솔직하게 말해줘." 친구의 물음에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사실 이런 경험은 글을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완벽하다고 생각한 글이지만, 정작 남들이 보기에는 엉망으로 평가받는 상황 말이다. 문제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글이란 본질적으로 ‘남이 읽기 위해’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의도와 노력이 담겼더라도, 독자를 고려하지 않은 글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글은 독자를 위해 존재한다
글은 본질적으로 누군가가 읽기 위해 쓰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나 기획서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일기도 나중의 '나'라는 독자를 염두에 둔 기록이다. 글이 독자를 떠나면 그 목적과 의미도 사라진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를 생각해보자. 지원자가 아무리 열심히 자신의 장점을 강조하며 글을 썼다 해도, 면접관이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 글은 실패한 셈이다. 면접관은 자기소개서를 읽고 지원자를 이해하거나 매력을 느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멋지게 쓴 문장도 소용없다. 글쓰기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쓰는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독자를 배려하지 않은 글은 실패한다
글을 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를 배려하는 것이다. 독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글은 단순한 독백이나 배설에 불과하며, 소통이라는 본래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 거리에서 확성기로 메시지를 외치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그들은 자신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열변을 토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불쾌한 소음일 뿐이다. 아무리 진심을 담았다 하더라도, 듣는 이가 거부감을 느낀다면 그 메시지는 무의미하다. 글도 마찬가지다. 독자가 없으면 글은 단순한 텍스트로 전락하고 만다. 연애편지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내 모든 감각은 당신만을 위해 존재합니다”라는 고백이 상대방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부담스러움을 넘어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전혀 모른다면, 이러한 표현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글을 쓸 때는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을 넘어, 그것이 읽히는 방식과 효과를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인 독자를 상상해야 한다
글을 쓸 때는 구체적인 독자를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독자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으면 글은 방향성을 잃고, 메시지도 흐릿해진다. 반면 특정 독자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문체와 어조가 정리되고, 글의 흐름도 명확해진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환경 동화를 쓴다고 가정해보자. 이 글의 작가는 어린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물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복잡한 환경 문제 대신 간단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할 것이다. "숲 속의 나무가 사라져 친구를 잃은 다람쥐가 모험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쉽게 배울 수 있다. 이렇게 독자가 명확하면 글쓰기가 훨씬 효과적이다. 출판사에서도 독자를 기준으로 책을 기획한다. 청소년 독자를 타겟으로 한다면 활발한 대화체나 캐릭터 중심의 구성이 적합할 것이다. 반면 중장년층을 위한 책은 심도 있는 주제와 논리적인 전개가 필요하다. 독자층에 따라 문체와 구성, 심지어 책의 디자인까지 달라진다. 이처럼 글은 ‘누가 읽는가’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위한 독백이 아니라, 독자와의 대화다.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그것이 독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의미를 잃는다. 어느 유명 작가는 “글이란 독자의 마음을 읽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초등학생 독자를 상상하며 동화를 쓰는 작가처럼, 글을 쓰는 모든 사람은 반드시 독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글쓰기의 출발점은 항상 “이 글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이어야 한다. 그 질문에 답을 찾는 순간, 글은 단순한 텍스트를 넘어 누군가에게 감동과 이해를 주는 메시지로 바뀔 수 있다. 당신의 다음 글은 어떤 독자를 떠올리며 쓸 것인가? 그 질문에서부터 성공적인 글쓰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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