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 한 페이지씩 완성하는 여정
책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원고지 1,000장"이라는 숫자를 듣는 순간 대개 주춤하게 된다. 이 압도적인 분량이 주는 부담감 때문이다. 하지만 책 쓰기는 그리 거창한 일이 아니다. 거대한 산을 오르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작은 언덕들을 하나씩 넘어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 이 글에서는 책 쓰기가 실제로 얼마나 체계적이고 실현 가능한 작업인지 살펴보겠다.
책 쓰기가 막연히 어려운 이유
출판사에서 요구하는 기본 원고 분량은 200자 원고지 1,000장 정도다. 이는 대략 300쪽 내외의 단행본으로 완성된다.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행본의 두께를 떠올리면 그 기준이 이해가 간다. 그러나 "1,000장"이라는 숫자는 여전히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이를 좀 더 현실적으로 풀어보면, A4 용지 기준으로 약 125장 정도다. 여전히 간단한 작업은 아니지만, 이 정도라면 한 번 도전해볼 수 있는 범위가 아닐까?
책 쓰기의 진정한 핵심은 분량 그 자체가 아니라, 글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나누고 계획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거대한 작업처럼 보이는 것도 작게 나누면 충분히 실행 가능해진다.
체계적인 설계: 목차의 중요성
책 쓰기는 집을 짓는 과정과 비슷하다. 집을 짓기 위해 설계도가 필요하듯, 책을 쓰려면 목차라는 설계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목차는 글의 구조를 명확히 하고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목차 없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 초반에는 잘 진행되더라도 중반이나 후반부에서 길을 잃기 쉽다.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은 창의성의 본질을 다양한 사례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책 역시 철저한 설계에서 출발했다. 저자들은 창의적 사고의 열두 가지 기법을 목차로 구성하고, 각 기법마다 적절한 사례를 배치했다. 이처럼 설계도를 먼저 그리면, 글의 구조가 명확해지고 완성도 있는 책이 탄생할 수 있다.
작은 단위로 나누기: 부담 줄이는 두 가지 방법
책을 쓰는 일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분량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단위를 작게 나누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는 두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1. 재료부터 준비하라
글은 요리와 같다. 요리를 시작하기 전 재료를 준비하듯, 글을 쓰기 전에도 자료와 소재를 정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환경 보호 운동의 진화"라는 주제를 다룬다고 하자. 이때 바로 글을 쓰기보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재료를 모아보는 것이 좋다.
- 환경 보호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 내가 접했던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무엇인가?
- 최근 환경 운동이 사회에 끼친 변화는 무엇인가?
이처럼 글의 재료를 모으고 정리하면, 글의 방향성이 명확해지고 부담도 줄어든다.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소설도 환경을 주제로 한 단순한 이야기를 풍부한 자료와 묘사를 통해 깊이 있는 메시지로 확장한 사례다. 재료가 충분하다면 글쓰기도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다.
2. 도입부에 얽매이지 마라
많은 사람이 글을 쓸 때 도입부부터 쓰는 데 지나치게 집중한다. 그러나 꼭 처음부터 쓸 필요는 없다. 본론부터 시작해 글의 중심을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컨대 "환경 보호 운동의 현대적 사례"가 가장 구체적으로 떠오른다면, 이 부분부터 써내려가는 것이다. 이렇게 본론부터 쓰기 시작하면 글의 흐름이 잡히고, 이후 도입부와 결론을 쓰는 것도 훨씬 수월해진다.
작은 조각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된다
책 쓰기의 비밀은 방대한 작업을 작은 조각들로 나누는 데 있다. 《생각의 탄생》처럼 주제를 세분화하고, 각 단위를 독립적인 글로 완성해가면 어느새 한 권의 책이 완성된다. A4 용지 100장은 A4 용지 4장짜리 글 25개로 나눌 수 있다. 한 번에 100장을 쓰는 것은 어렵지만, 4장씩 쓰는 것은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지 않은가? 책 쓰기는 소수의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체계적인 설계와 꾸준한 접근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목차를 작성하고 글을 작은 단위로 나누며 필요한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책은 점차 형태를 갖춘다. 처음부터 완벽하려고 하지 말고 부담을 내려놓고 한 걸음씩 나아가 보자. 어느 순간 한 권의 책이 당신의 손에 쥐어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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