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의 기술

관점의 전환이 만드는 독창적 글쓰기

책쓰기의 기술 2024. 12. 6.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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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년, 엘우드 커벌리라는 교육학자는 교육의 본질을 충격적으로 정의했다. 그는 “학교는 학생들을 가공해 사회에 적합한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공장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교육을 통해 특정한 관점을 받아들이도록 길들여진다. 예를 들어, 세계사 시간에 콜럼버스를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위대한 탐험가’로 배우는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꿔보면 이 이야기가 단순한 발견이 아니라 제국주의의 침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익숙한 관점을 의심하고 새로운 시선을 찾는 것, 바로 이것이 개성 있는 글쓰기의 출발점이다.

우리가 배운 관점은 얼마나 편향적일까

우리는 교육을 통해 세상을 한쪽 관점에서 보도록 훈련받는다. 데릭 젠슨의 책 《네 멋대로 써라》에서는 이러한 편향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는 표현은 스페인 제국주의의 시각일 뿐이다. 당시 라틴아메리카에는 약 8천만 명의 선주민이 살고 있었고, 그들이 세운 마야, 아즈텍, 잉카 문명은 지금도 찬란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 문명을 무시하고 콜럼버스를 발견자로 칭송하는 것은 결국 침략자의 관점에서 역사를 해석한 결과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이 이야기의 저변에는 제국주의적 시각이 깔려 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공장에서 찍어낸’ 사고방식을 갖게 되고, 개성 없는 자동인형처럼 길들여진다.

개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많은 사람들이 개성을 단순히 남다름으로 착각한다. 이를테면, TV 방송에서 옷을 벗고 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고 "독특하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진정한 개성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개성은 이런 기이함이 아니라, 세상을 새롭게 보는 데서 시작된다. 스페인의 관점에서 콜럼버스는 ‘발견자’일지 몰라도, 라틴아메리카 선주민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침략자일 뿐이다. 이처럼 관점을 전환하면 같은 사건도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 개성이란, 교육과 사회화를 통해 익숙하게 길들여진 사고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힘이다.

관점 전환의 실제 사례

관점의 전환은 글쓰기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도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직업을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업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하루 24시간 중 8시간을 잠자고, 8시간을 일하며 보낸다고 계산하면, 우리의 인생 중 3분의 1 이상이 직업에 쓰인다. 더 나아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이 직업과 관련된 활동에 쓰인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버는 문제가 아니라, 내 인생의 절반 이상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다. 관점을 돈에서 시간으로 옮기면, 직업 선택의 기준이 전혀 달라진다. 이는 단순한 깨달음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힘을 가진다.

관점 전환의 문학적 힘

문학에서도 관점의 전환은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고은 시인의 시를 보자.

“한쪽 날개가 없어진

파리가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다

오늘 하루도 다 가고 있다.”

이 시를 읽으면 단순히 벌레 한 마리가 움직이는 장면이 떠오르지 않는다. 고은 시인은 파리의 관점에서 날개 하나 없이 기어가야 하는 처지를 그려냈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아무 의미 없는 사소한 움직임도, 파리가 되면 절망적인 상황이 된다. 이런 관점의 전환이야말로 독창적인 글쓰기의 핵심이다. 시사나 정치적 주제에서도 관점 전환은 강력한 도구가 된다. 국민대학교 정창현 교수는 북한 기자가 서울을 취재한다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했다. 그는 노숙자, 전세난, 비정규직 노동자의 농성 등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다. 남한 사람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지만, 북한의 관점에서는 남한이 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처럼 보일 수 있다. 이처럼 관점을 바꾸면 같은 사건도 완전히 다른 맥락을 가지게 되고, 글의 설득력은 배가된다.

개성 있는 글은 화려한 표현이나 현란한 문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교육과 사회화를 통해 익숙한 틀 안에서 사고하도록 길들여져 있다. 하지만 글을 쓸 때만큼은 그 틀을 벗어나야 한다. 고은 시인의 시처럼, 파리가 되어보기도 하고 나무의 속살이 되어보기도 하며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고의 깊이와 폭을 보여주는 과정이다. 개성을 원한다면, 익숙함을 의심하고 낯선 관점을 찾아라. 평범한 글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이런 관점의 힘이다.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익숙한 것에서 낯선 것을 발견하는 능력. 그것이야말로 개성 있는 글쓰기의 진정한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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