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단편소설1 진공관 그녀 “그녀를 만났을 때 난 창작의 원천이 완전히 고갈된 상태였어. 작은 아이디어라도 얻기 위해 갈라진 우물 바닥 속을 바가지로 긁고 있었다고. 하지만 난 이야기를 쓸 수 없었네. 무언가를 쓰려하면 마치 엉망으로 엉켜버린 실타래의 시작점을 찾는 기분이 들어 버려 쓸 수가 없게 되는 거지. 이야기를 쓸 수 없는 소설가라니 상상이나 할 수 있겠나? 하지만 그때가 바로 그런 상태였어. 모든 창의가 소멸되어 제로가 돼버린 상태. 난 라마즈 호흡법까지 익혀서 어떤 이야기라도 끄집어 내려했지만, 창작의 고통만 더해질 뿐이었지. 작가 인생이 이렇게 끝나버린다고 생각했어. 왜 하트 크레인과 헤밍웨이가 자살을 선택했는지 이해되더라고” 그가 말했다. “난 제정신으로 있을 수 없었네. 매일 밤 술집을 찾았고 머리가 깨질 때까지.. 2024. 9. 1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