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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의 기술

출판 계약의 핵심: 조건 너머의 가치

by 책쓰기의 기술 2024.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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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판 계약을 마주한 순간은 저자에게 잊지 못할 경험이다. 내 이름이 책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다는 설렘과 함께, 계약서 속 조항들이 낯설고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합리적인 계약인지, 혹시 불리한 점은 없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서를 잘 읽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드러나는 출판사의 자세와 책에 대한 정성이다. 계약서의 조항을 넘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살펴보자.

본론: 계약서를 이해하고, 계약을 넘어 관계를 고민하라

1. 계약 시점과 책의 출발선

출판 계약은 저자와 출판사 간 신뢰의 첫걸음이다. 계약 시점은 책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출판사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때로는 기획안 몇 장만으로 계약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원고의 대부분이 완성된 후에도 성사되지 않을 때가 있다. 심지어 책의 콘셉트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제안받기도 한다. 이는 저자에 대한 출판사의 신뢰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계약 시점을 떠나 출판사와 저자가 어떤 목표와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출판사는 돈줄을 쥔 입장이지만, 저자는 창작자로서 원고를 책임지는 입장이기 때문에 양측의 역할이 분명히 정의될 필요가 있다.

2. 인세 구조의 다양성과 현실적 고려

출판 계약에서 인세는 저자와 출판사 모두에게 핵심적인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도서 정가의 10%가 기준이지만, 지급 방식은 출판사마다 차이가 크다.

  • A 출판사: 초판 1쇄 발행 후 1개월 이내 지급하며, 추가 쇄는 다음 쇄 발행 후 정산하는 방식을 따른다. 출판사의 유통 및 수금 과정을 반영한 방식으로, 저자 입장에서는 인세 지급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
  • B 출판사: 3개월마다 실판매부수를 기준으로 인세를 정산해 지급한다. 분기별로 정산되므로 저자는 보다 주기적으로 인세를 받을 수 있다.
  • C 출판사: 발행된 부수 전체에 대해 발행 다음 달 말에 인세를 지급한다. 판매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하므로 저자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이다.

이처럼 출판사마다 방식은 다르지만, 반드시 유리한 조건을 선택하기보다 출판사가 가진 경영 철학과 인세 외적인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3. 계약서 이상의 중요한 요소: 출판사의 정성

책 출간은 단순히 계약서의 조건을 맞추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출판사가 원고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정성을 들이는지가 책의 성공을 좌우한다. 대형 출판사는 자금력이 풍부하지만, 많은 책을 동시에 출간하기 때문에 모든 책에 균등한 마케팅과 관심을 쏟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중소 규모의 출판사는 자원이 한정적이지만, 출간하는 책에 더 많은 정성과 마케팅 자원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정성은 책의 품질과 독자와의 접점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출판사의 기존 책들을 살펴보고, 그들이 책에 쏟는 정성과 독자들의 신뢰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4. 계약서에서 유념해야 할 구체적 조항

  • 증정부수와 저자 구매 조건: 초판 1쇄의 증정 부수는 일반적으로 10~20권 정도 제공되며, 추가 구매 시 정가의 60~70%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 이는 추가로 책이 필요할 경우 중요한 조건이 된다.
  • 전자책 인세: 전자책의 경우 종이책과 별도의 기준으로 정산된다. 일부 출판사는 전자책 판매 이익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고, 다른 출판사는 종이책 인세와 동일한 금액을 적용한다.
  • 원고 마감 기한: 계약서에 명시된 마감 기한은 저자에게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다. 마감일을 현실적으로 설정하고,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출판 계약에서 숫자와 조건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출판사가 책을 대하는 태도와 저자를 대하는 진정성이다. 인세 지급 방식이 유리하다고 무조건 좋은 출판사는 아니다. 반대로, 지급 방식이 다소 불리하더라도 책에 진심을 다하는 출판사와의 협업은 더 큰 가치를 가져다줄 수 있다. 저자는 계약서를 읽고 이해하는 데에만 집중하지 말고, 출판사의 신뢰도와 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결국, 계약서의 숫자를 넘어 책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저자와 출판사가 함께 만드는 신뢰와 열정이다. 계약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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